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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도 걱정됐던 학생” 지금은 요양병원 정규직으로 일하다.

장애인의 취업 2026. 3. 26. 17:47

“졸업도 어려울 것 같다”는 걱정 속에서 시작된 한 학생의 대학 생활이 결국 요양병원 정규직 취업이라는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이유석(가명)의 이야기는 단순한 취업 성공 사례를 넘어, 발달장애 학생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기록입니다. 학습의 어려움, 정서적 불안, 높은 가족 의존성 등 다양한 도전 속에서도 적응행동, 정서조절, 자기 결정, 사회적 기술을 체계적으로 지원한 결과, 그는 자신에게 맞는 직무를 찾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글은 특수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된 교육적 접근과 그 변화를 상세히 소개하며, 비슷한 상황에 있는 교사와 부모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졸업도 걱정됐던 학생과의 첫 만남

처음 이유석(가명)을 만났을 때를 떠올리면, 솔직히 기대보다는 걱정이 먼저였습니다. “이 학생이 과연 3년을 무사히 다닐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고, 취업은 그다음 문제로 느껴졌습니다. 학교생활을 끝까지 이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유석은 첫인상만 보면 매우 착하고 순한 학생이었습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며, 친구를 도와주려는 태도와 체육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분명한 강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학교생활에 필요한 기초 능력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읽기와 쓰기, 계산과 같은 기초학습에 어려움이 컸고, 수의 비교나 사칙연산 개념이 불완전하여 시간관리나 화폐 계산과 같은 생활수학 영역에서도 자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학번이나 계정 정보,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조차 기억하지 못해 수업 참여가 제한되기도 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단순히 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낯선 상황을 견디는 힘과 지적을 받아들이는 힘, 그리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저는 이유석에게 필요한 것이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학교생활을 버텨낼 수 있는 심리적 토대를 형성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특수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었습니다.

적응행동과 정서적 성장을 중심으로 한 교육적 접근

이유석의 교육은 “잘하게 하는 것”보다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가족에게 쉽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고, 자기 물건을 챙기거나 위생을 관리하는 일에서도 매우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특수교육에서 말하는 적응행동(adaptive behavior)의 취약성과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적응행동은 개인이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사회 속에서 기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초 능력으로, 이유석의 교육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할 영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큰 목표를 설정하기보다는 수업 전 노트를 꺼내기, 필기도구 챙기기, 자리에 앉아 있기, 한 과제를 끝까지 수행하기와 같은 작은 행동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비계설정(scaffolding)의 원리에 기반한 것으로, 학생이 성공 가능한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독립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방법입니다. 작은 성공 경험이 반복되면서 이유석은 점차 자신감을 형성해 나갔습니다.

또한 이유석은 지적을 받으면 행동을 멈추거나 상황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서조절(emotional regulation)을 중심으로 한 교육적 지원이 이루어졌습니다. 짧고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감정이 고조되기 전에 안정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을 적용하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그는 지적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다시 행동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을 키워 나갔습니다.

자기 결정(self-determination)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었습니다. 사소한 선택이라도 스스로 결정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책임감과 독립성을 강화하였습니다. 무엇을 먼저 할지, 어느 정도까지 혼자 해볼지 등을 스스로 말하게 하면서 의존적인 태도를 점차 줄여 나갔습니다. 이는 가족 중심의 의존성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독립성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관계지향적인 성향을 가진 이유석에게는 사회적 적응기술(social adaptation skills)을 지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친구와의 적절한 의사소통 방법, 연락의 빈도와 방식,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 등을 반복적으로 교육하였으며, 연극 활동을 통해 자기표현과 타인이해를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사회적 안정감 형성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노인케어학과 전공 선택은 이유석의 삶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사람을 돕는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그의 성향은 노인요양 현장과 잘 맞았으며, 반복적인 업무를 통해 안정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정서적 지원과 간단한 대화, 여가활동 보조 등에서 의미 있는 성장이 확인되었고, 외부 면접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휠체어 이동하는 모습

느리지만 방향이 분명했던 성장의 결실

현재 이유석은 노인요양병원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며 안정적인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졸업조차 걱정되었던 학생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단순한 취업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는 학교에서 직무기술뿐만 아니라 준비하는 방법, 지적을 받아들이는 태도, 불안을 견디는 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등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을 습득했습니다.

이유석의 3년은 빠른 변화의 기록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방향이 분명한 성장의 과정이었습니다. 1학년에는 학교생활을 버티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고, 2학년에는 점차 안정감을 찾아갔으며, 3학년에는 직무와 역할을 이해하며 사회로 나아갈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느리지만 꾸준한 변화가 결국 현재의 직장생활로 이어졌습니다.

특수교육은 눈에 띄는 성취보다 학생이 무너지지 않도록 돕는 과정에 더 큰 의미를 둡니다. 환경을 조정하고, 반복을 통해 익숙해지도록 지원하며, 실패 속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유석의 사례는 이러한 특수교육의 가치를 잘 보여줍니다.

비슷한 상황의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교사나 부모님께 이 이야기가 작은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떤 학생은 천천히 성장하고, 작은 지적에도 크게 흔들리며, 누군가에게 의지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학생에게 맞는 속도와 방법으로 적응행동, 정서조절, 자기 결정, 사회적 기술을 함께 지원한다면 변화는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이유석의 3년은 그 가능성을 증명하는 소중한 사례이며, 우리에게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