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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가장 시끄럽던 학생, 결국 회사에서 인정받다

장애인의 취업 2026. 4. 23. 17:58

김영민(가명) 학생은 입학 초기부터 존재감이 강한 학생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말이 많았고, 주변 사람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려 했지만 그 방식이 서툴러 친구들과 자주 부딪히곤 했습니다. 수업 시간에도 모든 자극에 반응하며 집중이 흔들렸고, 감정 기복도 커서 작은 일에도 크게 흔들리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분명한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언어 이해력이 좋았고 컴퓨터 활용 능력도 우수했으며, 새로운 과제를 배우는 속도도 빨랐습니다. 무엇보다 인정받고 싶어 하는 강한 열망이 있었습니다. 학교는 그의 문제행동만 보지 않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적절한 치료와 지속적인 상담, 반복적인 생활지도, 그리고 사무자동학과에서의 직무교육이 더해지며 김영민 학생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성급함은 신중함으로, 불안은 책임감으로, 과도한 말은 업무 소통 능력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지금 그는 당당히 직장인이 되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한 학생의 취업 성공담이 아니라, 발달장애 청년에게 맞는 교육과 기다림이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성장의 기록입니다.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 모습

입학 초기, 말보다 마음이 먼저 흔들리던 학생

처음 만난 김영민 학생은 교실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학생이었습니다.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이 짧았고, 교사와 친구, 낯선 사람에게까지 끊임없이 말을 걸었습니다. 누군가 지나가면 궁금한 것을 물었고, 친구의 행동 하나에도 즉시 반응했습니다. 때로는 큰소리로 혼잣말을 하며 분위기를 흔들기도 했습니다. 선택적으로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이 부족해 주변의 모든 자극이 동시에 들어오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산만한 학생이라고 보기에는 아까운 장점이 많았습니다.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속도가 빨랐고, 언어 표현력도 좋았습니다. 컴퓨터 활용 능력은 특히 돋보였습니다. 타자 속도가 빠르고 로그인, 인터넷 검색, 문서 작성 등 기본 기능을 능숙하게 수행했습니다. 과제 제출률도 높았습니다. 누군가는 문제학생으로 볼 수 있었지만, 교육자의 눈에는 가능성이 큰 학생이었습니다.

 

문제는 자존감이었습니다. 영민 학생은 시작하기도 전에 실패를 걱정했습니다. 할 수 있는 일도 “못 할 것 같다”라고 말하며 도움을 먼저 요청했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과장된 감정표현을 보였습니다. 때로는 극단적인 말로 자신의 좌절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타인의 반응에도 지나치게 민감했습니다. 친구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다시 공격적인 말로 되갚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친구를 사귀고 싶어 했지만 표현 방식은 오히려 관계를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오랜 상처가 있었습니다. 학창 시절 따돌림과 괴롭힘을 경험했고, 가정에서도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받기 어려웠습니다. 어머니의 건강 문제로 형에게 의지하며 자란 시간은 영민 학생에게 불안과 결핍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그는 더 크게 말하고, 더 많이 반응하며, 더 강하게 관심을 요구했는지도 모릅니다. 학교는 행동만 통제하는 대신, 그 마음을 먼저 이해하려 했습니다. 

사무자동학과에서 발견한 강점과 변화의 시작

2학년이 되며 김영민 학생은 사무자동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는 워드, 엑셀, PPT 등 컴퓨터 기반 과제에 높은 흥미를 보였고, 기능 습득 속도도 빨랐습니다. 문서 작성, 편집, 자료 입력 같은 업무는 반복 연습을 통해 빠르게 익혔습니다. 지시를 이해하는 능력도 우수해 한번 배운 기능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었습니다. 지시를 끝까지 듣기 전에 먼저 시작해 실수하는 경우가 많았고, 주어진 일 외에 다른 일을 임의로 하다가 오류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예전과 다른 점은, 지적을 받았을 때 받아들이는 태도가 조금씩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감정을 폭발시키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다시 과제로 돌아오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이는 매우 큰 성장입니다.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직장 적응의 핵심 역량이기 때문입니다. 

 

3학년 평가에서는 더 분명한 강점이 드러났습니다. 워드와 PPT 과제는 지시 없이 독립적으로 수행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엑셀 역시 기초 지식이 있었고, 함수 응용은 도움이 필요했지만 충분한 수행 능력을 보였습니다. 사무기기 사용, 문서 분류, 청소 도구 활용 등 사무실무 전반에서도 기능적 능력이 확인되었습니다. 말이 많고 참견하는 습관은 남아 있었지만, 이제 그는 ‘할 수 없는 학생’이 아니라 ‘능력은 충분하고 행동 조율이 필요한 학생’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면접 평가에서도 가능성은 확인되었습니다. 질문에 정확히 답했고 취업 의지도 높았습니다. 긴장으로 눈 맞춤이 어렵고 손을 계속 움직이는 모습은 있었지만, 필요한 말은 적절히 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훈련된 소통 능력이 실제 상황에서도 발휘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였습니다. 

당당한 직장인이 되기까지, 그리고 우리가 배운 것

지금 김영민 학생은 당당한 직장인이 되어 사회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입학 초기, 주변과 끊임없이 충돌하던 학생이 사무 업무를 배우고 조직 속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원래 머리가 좋았던 학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변화는 능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연습, 타인의 말을 끝까지 듣는 습관, 실수 후 다시 시작하는 경험, 그리고 반복적인 격려가 함께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발달장애 학생을 지도하다 보면 행동만 먼저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말이 많다, 산만하다, 친구와 자주 싸운다, 감정 기복이 심하다고 평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인정받고 싶은 마음, 실패가 두려운 마음, 관계를 잘 맺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영민 학생도 그랬습니다. 관심받고 싶은 마음이 서툰 방식으로 표현되었을 뿐, 그는 누구보다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었던 학생이었습니다.

 

교육은 사람을 단번에 바꾸지 않습니다. 다만 방향을 바꾸게 합니다. 김영민 학생은 학교에서 자신의 강점을 발견했고, 컴퓨터와 사무 업무라는 적합한 진로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성장했습니다. 지금도 말이 많을 수 있습니다. 여전히 성급한 순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사회 안에서 책임을 지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영민 학생의 3년은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줍니다. 문제행동만 보지 말고 가능성을 보라는 것, 학생의 약점만 고치려 하지 말고 강점을 직업으로 연결하라는 것, 그리고 사람은 믿어주는 만큼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한때 교실을 분주하게 만들던 학생은 이제 직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성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