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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반 대학에 갈 거예요" 산만함 속에 숨겨진 수형이의 진짜 마음

장애인의 취업 2026. 3. 24. 12:54

발달장애 성인을 위한 교육기관에서 만난 한 학생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산만한 행동 뒤에 숨겨진 진짜 마음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수형이(가명)는 수업 중 집중하지 못하고 “일반 대학에 갈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말하며 현재의 자신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작은 성공 경험과 정서적 지지를 통해 점차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변화해 나갔습니다. 이 글은 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와 자녀의 성장을 고민하는 부모에게 깊은 공감과 통찰을 제공하고자 하며, 성장의 의미가 ‘완벽함’이 아닌 ‘방향의 변화’에 있음을 전합니다. 또한 발달장애 학생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사회 속에서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접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도 방법과 사례를 제시해 봅니다. 이를 통해 발달장애 교육의 본질과 함께,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강의실 문 앞에서 멈춰 서게 되는 순간

호산나대학에서의 생활이 어느덧 1년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처음 이곳에 발을 들였을 때만 해도 낯설고 조심스러운 마음이 컸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학생들과 함께 쌓아온 기억들은 제게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며,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같은 교실 안에 있어도 학생마다 살아온 환경과 경험,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모두 달랐습니다. 어떤 학생은 조용히 수업을 따라오지만 마음속에는 깊은 불안을 품고 있었고, 또 다른 학생은 활발하고 밝아 보이지만 자신의 진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학생들과의 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수형이(가명) 역시 그러한 학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 어느 날, 강의실 문을 열기 전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저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아, 진짜! 이거 왜 안 돼? 난 여기 안 다닐 거예요. 일반 대학 갈 거예요.”

문을 열자 컴퓨터 앞에 앉아 씩씩거리고 있는 수형이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단순히 지나칠 수 없는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말 속에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자신의 현재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깊은 감정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산만한 행동 뒤에 숨겨진 수형이의 진짜 마음을 이해하고, 작은 변화가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지를 나누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산만함 속에 숨겨진 진짜 마음

수형이는 강의실에서 늘 눈에 띄는 학생이었습니다. 수업 중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꺼내거나 큰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기도 했고, 친구들과의 거리 조절이 어려워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집중력이 부족한 학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행동은 단순한 산만함이 아니라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수형이는 자주 “저는 일반 대학에 갈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목표로 받아들였지만, 반복될수록 그 말은 현재의 자신을 부정하려는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그는 수업에 참여하면서도 마음은 늘 멀리 떨어져 있었고,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기보다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지금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도 방법의 방향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먼 미래의 목표보다는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약속부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지각하지 않기”, “과제 하나만 끝까지 해보기”와 같은 사소한 목표들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서 수형이는 점차 자신이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형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이건 네가 해낸 거야”라고 조용히 말해주며 그의 노력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또한 수형이는 앉아서 학습하는 것보다 직접 몸을 움직이는 활동에서 더 큰 집중력을 보였습니다. 이에 따라 모형 화폐를 활용한 실습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였고, 이는 학습에 대한 흥미와 참여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제를 맞히는 것보다 ‘해보았다’는 경험 자체가 수형이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가졌습니다.

감정 표현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연극 활동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역할을 맡아 상황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수형이는 자신의 감정을 보다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이럴 때 기분이 안 좋아요”, “이건 싫어요”와 같은 짧은 말들이었지만, 이는 그가 자신의 마음을 세상과 연결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였습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운동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이 이루어졌고, 함께 웃고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관계도 점차 안정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수형이가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어느 날 수형이는 “교수님, 이거 제가 한번 해볼게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짧은 한마디는 단순한 참여 의사를 넘어,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싹트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걸음의 방향이 만드는 변화

수형이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산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감정 조절이 어려운 순간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분명히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이제 그는 현재의 상황을 피하기보다 한 번 더 시도해 보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눈에 띄게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그의 삶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교육은 모든 것을 단번에 변화시키는 과정이 아닙니다. 오히려 작은 경험들이 쌓이며 서서히 방향을 바꾸는 여정에 가깝습니다. 수형이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성장’이란 완벽함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임을 일깨워 줍니다.

이 글이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하고 있는 교사들, 그리고 자녀의 성장을 고민하는 부모님들께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장은 때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과정은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한 걸음을 기다리며 애쓰고 계신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모형 화폐를 가지고 공부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