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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가 어려운 김주희, 취업 준비 중(관계, 특수교육적 접근, 현재의 변화)

by 장애인의 취업 2026. 3. 28.

처음 김주희(가명)를 만났을 때, 이 학생은 분명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성실한 수업 준비 태도와 친구들과 어울리고자 하는 적극적인 모습은 긍정적인 강점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관계에 대한 높은 욕구와 낮은 자존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다양한 갈등이 나타났습니다. 이 글은 김주희의 사례를 통해 발달장애 성인 교육에서 관계 형성 능력과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살펴보고, 기능적 의사소통 훈련, 사회적 기술 교수, 자기 이해 및 정서조절 훈련 등 특수교육적 접근이 어떻게 학생의 변화를 이끌어냈는지를 소개합니다. 또한 바리스타 직무 교육과 함께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통해 성인기 특수교육의 진정한 목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이야기

처음 김주희(가명)를 만났을 때, 이 학생은 분명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학생이었습니다. 수업 준비를 성실히 하려는 태도와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 모습, 그리고 칭찬과 관심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는 겉으로 보기에 “잘 적응할 수 있는 학생”이라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실제로 1학년 초기 평가에서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대중교통 이용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으며, 수업 참여 태도 또한 긍정적인 강점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김주희의 또 다른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욕구가 매우 강했지만, 그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방식에서 어려움이 나타났습니다. 특정 친구를 중심으로 관계를 조정하려 하거나, 친구의 행동을 지적하고 간섭하는 모습, 이성관계를 통해 또래 관계에 영향을 주려는 행동 등이 반복되며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한 문제행동이라기보다 관계 속에서 인정받고자 하는 깊은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김주희의 사례는 발달장애 성인 교육에서 관계 형성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단순히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교육의 핵심 목표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김주희 학생의 카페 실습 모습

관계 갈등의 원인과 특수교육적 접근

김주희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낮은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self-efficacy)의 부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습에 대한 자신감이 낮아 스스로 과제를 수행하기보다는 “모르겠다”라고 말하거나 친구의 과제를 그대로 따라 하는 모습이 반복되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실패를 피하려는 방어적 반응으로 볼 수 있으며, 부족한 자신감이 관계 속에서 거짓말이나 과장, 이간질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또래 관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졌습니다.

현재 3학년이 된 김주희는 기숙사 생활 속에서도 후배와 친구들과의 갈등을 반복하고 있지만, 행동의 빈도는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의 방향을 “바리스타 기능 습득과 직장 내 관계 형성 능력 강화”로 설정하였습니다. 특히 관계 영역은 단순한 생활지도가 아니라 사회적 의사소통 기술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영역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적용한 접근은 기능적 의사소통 훈련(Functional Communication Training)이었습니다. 김주희의 문제행동은 대부분 관심을 받고자 하는 목적에서 나타났기 때문에, 행동을 억제하기보다는 그 목적을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지도했습니다. 부탁하는 말 연습, 감정을 직접 표현하기, 상대의 반응을 기다리는 연습 등을 통해 대체 행동을 형성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사회적 기술 교수(Social Skills Training)입니다. 적절한 말투 사용, 타인의 의견 수용, 불편한 상황에서의 대처 방법 등을 구체적인 행동 기준으로 제시하고, 실제 상황을 기반으로 한 롤플레이와 피드백을 반복적으로 실시하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김주희가 관계 속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세 번째는 자기 이해 및 정서조절 훈련이었습니다. ‘나-바로 알기’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연결하도록 지도하였으며,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그 결과는 어땠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지”를 스스로 성찰하도록 도왔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김주희는 점차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 나갔습니다.

현재 김주희는 바리스타학과에서 에스프레소 추출과 음료 제조, 매장 정리 등 기본적인 직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고객 응대 상황에서는 여전히 긴장도가 높고 자신감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직무 기술뿐만 아니라 직장 내 관계 형성 능력을 함께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교과 교수들이 협력하는 팀티칭 방식이 적용되고 있으며, 일관된 교육 방향을 통해 학생의 변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바리스타’가 아닌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의 성장

김주희는 아직 완성된 학생이 아닙니다. 지금도 실수를 하고, 관계 속에서 흔들리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행동의 빈도가 감소하였고,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짧아졌으며,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려는 모습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정서적·사회적 성장을 의미합니다.

김주희의 사례는 특수교육이 “문제를 없애는 과정”이 아니라 “행동을 바꾸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성인기 교육에서는 직무 능력만큼이나 타인과 협력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는 취업 이후 직장생활의 안정성과도 직결되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래서 저는 김주희의 목표를 단순히 “바리스타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직무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향상될 수 있지만, 관계 형성 능력은 의도적인 교육과 경험을 통해서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변화가 완성되는 날, 김주희의 취업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녀의 여정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그 방향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많은 학생과 교사, 부모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줄 것입니다.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 그리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으로의 변화야말로 성인기 특수교육이 지향해야 할 진정한 목표임을 김주희의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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