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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달장애 성인의 생활경제교육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자주 놓치는 내용 가운데 하나가 돈을 빌려주거나 빌리는 상황에 대한 교육입니다. 실제로 특수교육 현장에서는 친구나 지인이 돈을 빌려 달라고 했을 때 거절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상대방을 믿고 선뜻 돈을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하거나, 반복적으로 경제적인 피해를 경험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많은 학생들은 돈을 빌려주는 행동이 왜 위험할 수 있는지, 어떻게 거절해야 하는지,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구에게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충분히 배우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생활경제교육은 돈을 계산하는 능력만을 기르는 교육이 아니라 자신의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올바른 경제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수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했던 사례를 통해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지, 그리고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친구가 돈을 빌려달고 해서 거절하는 모습

    친구의 부탁이라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한 학생은 직장실습을 시작한 뒤 새로운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었던 학생은 부탁을 받으면 대부분 "네."라고 대답하는 성격이었습니다. 어느 날 함께 쉬는 시간을 보내던 동료가 "지갑을 안 가져왔는데 만 원만 빌려 줄 수 있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학생은 특별한 고민 없이 지갑에서 돈을 꺼내 건네주었습니다. 친구를 도와주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돈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학생은 다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혹시 관계가 나빠질까 봐 끝내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이후 비슷한 상황은 여러 번 반복되었습니다. 돈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마다 학생은 거절하지 못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적지 않은 금액을 빌려주게 되었습니다. 부모는 통장 거래 내역을 확인한 뒤에야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학생은 "친구가 부탁해서 도와준 것뿐인데 잘못한 건가요?"라고 되물었습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자주 경험합니다. 학생들은 돈의 가치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을 믿는 마음은 소중하지만, 경제생활에서는 자신의 돈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도 함께 배워야 합니다. 단순히 "빌려주면 안 된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상황에서 학생을 보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교육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먼저 '돈을 빌려 달라는 상황'을 역할극으로 반복 연습했습니다. 친구가 돈을 빌려 달라고 말하면 어떻게 대답할지, 부모나 교사와 먼저 상의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정중하게 거절하는 표현은 어떻게 말하는지 실제 상황처럼 연습했습니다. 학생은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여러 번 반복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거절도 중요한 생활경제기술이었습니다

    몇 주 뒤 비슷한 상황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학생이 바로 돈을 꺼내지 않았습니다. 잠시 생각한 뒤 "죄송하지만 저는 혼자 결정하면 안 됩니다. 부모님과 먼저 이야기해 볼게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상대방도 더 이상 부탁을 이어 가지 않았고, 학생은 처음으로 자신의 돈을 스스로 지키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수교육에서 생활경제교육은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닙니다. 자신의 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올바르게 판단하며,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교육입니다. 친구의 부탁을 무조건 들어주는 것이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권리와 재산을 지키는 것도 건강한 사회생활의 중요한 능력이라는 사실을 학생은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 경제교육입니다

    역할극을 반복하면서 학생에게 가장 먼저 나타난 변화는 돈을 빌려주지 않게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탁을 받았을 때 바로 대답하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부탁을 받으면 상대방의 기분부터 걱정했지만, 이제는 '내가 혼자 결정해도 되는 일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특수교육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돈을 지키는 능력은 계산 능력보다 먼저 길러져야 하는 생활경제기술이기 때문입니다. 돈을 잃는 학생들은 계산을 못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구별하지 못해서 피해를 보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실제로 한 학생은 직장 동료가 "이번 달 월급날 갚을게."라며 여러 번 돈을 빌려 갔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학생은 계속 기다리기만 했고 결국 부모가 뒤늦게 상황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돈을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부모나 담당 교사에게 먼저 이야기하는 원칙을 세웠고, 학생도 그 약속을 꾸준히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만 더 이상 경제적인 피해를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친한 친구가 휴대전화로 대신 결제를 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거절하지 못했겠지만, 교육을 통해 '돈과 관련된 일은 혼자 결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익힌 뒤에는 "혼자 결정할 수 없어요."라고 차분하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상대방도 더 이상 부탁하지 않았고 학생은 자신의 돈을 스스로 지켜 낸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관계와 돈거래는 구분해서 배워야 합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착한 성격이라서 쉽게 속는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배려하는 마음은 소중한 장점입니다. 하지만 경제생활에서는 친절함과 돈거래를 구분하는 능력도 반드시 함께 배워야 합니다. 친한 친구라고 해서 돈을 빌려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부탁을 거절했다고 해서 나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가정에서는 실제 상황을 자주 연습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친구가 돈을 빌려 달라고 하면 어떻게 말할까?", "모르는 사람이 대신 결제를 부탁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와 같은 상황을 역할극으로 반복하면 학생은 실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생활경제교육에서는 학생이 혼자 결정해서는 안 되는 상황을 분명하게 알려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돈을 빌려주거나, 계좌번호를 알려주거나, 체크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거나, 휴대전화 인증번호를 대신 입력해 주는 일은 반드시 부모나 보호자와 먼저 상의하도록 반복해서 교육해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은 단순한 규칙이 아니라 경제적 피해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가 됩니다.

    특수교육에서 생활경제교육은 돈을 버는 방법보다 자신의 돈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을 배우는 교육입니다. 학생이 스스로 위험을 판단하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건강한 경제적 자립이 시작됩니다.

     

    오늘 "죄송하지만 혼자 결정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 한마디는 단순한 거절이 아닙니다. 자신의 권리와 재산을 스스로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경제적 자립은 돈을 많이 모으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자신의 돈을 안전하게 지키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생활습관이 쌓일 때 학생은 더욱 안전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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