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기 발달장애 교육 현장을 지키다 보면, 뛰어난 직무 수행 능력을 갖추고도 정작 엉뚱한 이유로 일자리를 잃거나 교실 안에서 고립되는 청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들은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어 하고 또래 집단에 소속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다루거나 타인과 소통하는 적절한 방식을 배우지 못해, 과도한 집착이나 충동적인 참견으로 이어져 주변을 당황스럽게 만들곤 합니다. 많은 어른들은 이를 단순히 '인성이 부족하다'거나 '사회성이 모자란다'라고 치부하며 야단을 치거나 격리하려 듭니다. 그러나 수많은 현장 사례가 증명하듯, 인간관계의 파국은 악의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서툰 욕구'의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바리스타 학과에서 음료 제조 기술을 훌륭히 익히고도 관..
직장이나 시설에서 반복적으로 지각하는 청년을 마주하면, 관리자나 주변 어른들은 가장 먼저 '게으름'이나 '책임감의 결여'를 떠올리곤 합니다. 매번 늦는 모습이 반복되면 "조금만 일찍 일어나면 될 것을 왜 저럴까"라는 타박이 튀어나오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발달장애 청년들과 치열하게 부딪히며 확인한 진실은 그와 완전히 다릅니다. 당사자들 역시 늦고 싶어서 늦는 것이 아니며, 지각 때문에 질책을 받을 때마다 속으로는 누구보다 깊은 좌절과 속상함을 삼키고 있습니다. 단순히 생활 태도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아침 출근길을 무너뜨리는 요인들은 너무나 입체적이고 복잡합니다. 시계를 바라보고 숫자를 읽는 것과 다가올 일정을 머릿속으로 계산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완전히 다..
아이가 첫 출근을 앞두고 새 양복을 입어보며 수줍게 웃던 날, 가족들은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합니다. 수많은 이력서와 피를 말리는 면접 끝에 따낸 '합격'이라는 두 글자는, 지난 수십 년간 불안 속에서 아이를 키워온 부모님의 가슴에 내려앉은 눈물겨운 희망의 증표입니다. 그러나 20년 넘게 특수교육 현장에서 제자들의 첫 출근을 배웅하고 또 씁쓸하게 퇴사 소식을 전해 들으며 뼈저리게 깨달은 진실이 있습니다. 취업은 해피엔딩을 알리는 마침표가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거친 바다로 나아가는 진짜 험난한 여정의 첫 페이지일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입사라는 좁은 문을 통과했음에도 불과 며칠, 혹은 몇 주 만에 사원증을 반납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청년들을 마주할 때마다 교단에 선 제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엑셀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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