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8 "스무 살 주희"의 특별한 대학 생활: 낮은 자존감 속에 숨겨진 '관계'를 찾아서 들어가며: 강의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협화음호산나대학의 아침은 여느 대학처럼 활기차지만, 제 시선은 늘 강의실 맨 뒷자리 구석, 주희(가명)에게 머뭅니다. 낡은 서류 가방을 고쳐 매며 강의실 문을 열 때면, 초등학교 특수학급에서 아이들의 첫걸음마를 함께했던 20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성인 발달장애인 주희의 '자립'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무겁게 다가옵니다. 주희는 97년생, 지적장애를 가진 여학생입니다. 입학 성적은 언어 8점, 수학 2점으로 학습 능력은 미흡한 편입니다(입학 성적 언어 8점, 수학 2점). 읽기, 쓰기, 수개념 등 기초적인 학습 능력이 부족하여 수업 이해 및 과제 수행에 한계를 보이죠. 특히 판서 없이 스스로 사고하여 작성해야 하는 과제의 경우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지만 교무실 책상 위.. 2026. 3. 24. "저는 일반 대학에 갈 거예요" 산만함 속에 숨겨진 수형이의 진짜 마음 들어가며: 강의실 문 앞에서 멈춰 서게 되는 순간호산나대학 생활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어느덧 1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1년 사이 1학년, 2학년, 3학년 모든 학생들을 만나면서 행복한 추억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호산나대학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같은 교실 안에 있어도, 학생마다 가지고 있는 고민과 속도는 모두 다릅니다. 어떤 학생은 조용히 수업을 따라오지만 마음속 불안이 크고, 어떤 학생은 겉으로는 활발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꺼내지 못합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수형이(가명)는 그런 학생이었습니다. 어느 날, 강의실 문을 열기 전이었습니다.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 2026. 3. 24. "교수님, 저도 잘할 수 있을까요?" 낮은 자존감의 준표가 ‘나’를 믿기까지 들어가며: 호산나대학에서 만나는 여러 얼굴들요즘 저는 호산나대학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학생마다 속도도 다르고, 어려움을 느끼는 지점도 모두 다릅니다.어떤 학생은 적극적으로 말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워하고, 어떤 학생은 조용하지만 마음속으로 많은 생각을 쌓아두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한 명, 한 명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다 보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발견하게 됩니다.준표(가명)도 처음에는 그저 성실한 학생으로 보였습니다. 수업에도 잘 참여하고, 지시도 잘 따르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준표에게는 다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바로,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교수님, 저는 잘 못할 것 같아요"준표는 지적장애 3급을 가진 학생으로,.. 2026. 3. 24. "교수님, 제가 혼자 해볼게요" 의존적인 학생이 달라진 순간 들어가며: 초등 특수교사, 발달장애인 대학에 서다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동안 초등학교 특수학급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누군가는 저를 20년 차 베테랑이라고 부르지만, 작년 저는 그 익숙한 자리를 떠나 전혀 다른 곳에 서게 되었습니다.바로 발달장애 성인을 위한 교육기관, 호산나대학입니다.이곳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대학과는 많이 다릅니다. 시험이나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혼자 살아가는 힘 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담임교수제 가 중심이 됩니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맡아 생활부터 정서까지 함께 살피는 구조입니다.처음에는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습니다. 여기서의 교육은 가르친다 기보다 함께 살아간다 에 더 가깝다는 것을요.이 글은, 그 과정에서 만난 지호의 이야기입.. 2026. 3. 23. 장애학생의 리더십의 기적(조용한 모범생, 자존감, 관계의 확장) 특수교사가 만난 '조용한 모범생' 신영이: 보이지 않는 벽을 마주하다교직 생활 20년, 수많은 아이를 만났지만 유독 마음이 쓰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사고를 치거나 돌출 행동을 하는 아이보다, 교실 구석에서 조용히 자기 할 일을 다 하면서도 정작 친구들 틈에는 섞이지 못하는 아이들이 그렇습니다. 2011년생인 김신영(가명) 학생이 제게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신영이는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지만, 언어 이해력과 표현력이 양호하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할 줄 아는 학생입니다. 입학 성적에서도 언어 27.5점, 수리 15.5점으로 전반적인 학습 능력이 우수했고, 배운 것을 활용하려는 의지도 매우 높았습니다. 하지만 신영이에게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신감 부족'과 '소극적인 대인관계'였.. 2026. 3. 23. 민지의 느리지만 따스한 한글 수업(정서적 안정, 다감각, 작은 성공) 아이의 마음 문을 여는 열쇠, '기다림'"선생님, 저도 읽을 수 있어요!"교직 생활에서 수많은 아이를 만났지만 지적장애를 가진 여학생 민지(가명)는 제게 '기다림의 미학'을 다시 가르쳐준 아이였습니다. 민지는 한글 읽기에 큰 어려움이 있어 중학생임에도 유아 수준의 '한 글자, 한 글자'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겨우 소리를 내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지 어머니와의 상담을 통해 저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민지는 새로운 환경에서 극심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며, 낯선 사람 앞에서 쉽게 위축되는 아이였습니다. 반면 익숙해지고 편안함을 느끼면 누구보다 쾌활하고 활동적으로 변하는 반전 매력이 있었죠. 타인의 감정을 예민하게 읽어내는 민지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교수법보다 '따뜻한 정서적 지지'였습니다. 민.. 2026. 3. 1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