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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SNS는 성인 발달장애인의 생활에서도 빼놓기 어려운 도구가 되었습니다.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길을 찾고, 직장 정보를 확인하는 등 자립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과 온라인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판단하는 능력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도 앱 사용은 능숙하지만 돈을 요구하거나 개인정보를 묻는 메시지 앞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학생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렇다고 사용을 막는 것이 해결책은 아닙니다. 성인기에는 혼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있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을 발견했을 때 멈추고, 거절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친절한 메시지가 안전한 관계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SNS에서는 상대방의 표정이나 주변 상황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고받는 문자와 사진만으로 관계를 판단하게 됩니다. 특히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이 매일 안부를 묻고 관심사를 공유하면 실제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처럼 느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친밀감이 형성된 뒤 돈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학생들과 SNS 안전교육을 진행하면서 자주 확인했던 부분도 여기에 있었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보내면 안 된다”는 규칙은 잘 알고 있었지만, 며칠 동안 대화를 나눈 사람은 더 이상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게임 이야기를 계속 나누면서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육에서는 ‘모르는 사람’이라는 기준보다 ‘어떤 요구를 하는 사람인지’를 판단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더 현실적입니다. 친해졌다고 느끼는 상대라도 돈을 보내 달라고 하거나 계좌, 인증번호, 주소, 사진을 요구한다면 일단 멈추고 다른 사람에게 확인해야 한다는 기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친구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보다 위험한 행동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구분하는 편이 실제 상황에서 적용하기 쉽습니다.

돈과 개인정보를 요구한다면 먼저 멈추기

온라인에서 위험을 예방하려면 학생이 기억할 수 있는 행동 기준이 필요합니다. “SNS를 조심해야 한다”처럼 추상적으로 설명하면 실제 메시지를 받았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연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돈, 개인정보, 계좌, 인증번호처럼 구체적인 상황별 행동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SNS에서 받은 요구 주의해야 할 신호 먼저 할 행동
돈을 보내 달라는 부탁 친분이나 급한 사정을 이유로 반복해서 송금을 요구함 송금하지 않고 가족이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먼저 확인합니다.
사진·주소·연락처 요구 개인 정보를 계속해서 묻거나 사진 전송을 재촉함 보내지 않고 대화를 멈춘 뒤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줍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 계좌, 인증번호, 카드 또는 단순 심부름을 요구함 혼자 결정하지 말고 업무 내용과 상대방을 먼저 확인합니다.

개인정보도 단순히 “알려주면 안 된다”라고 가르치는 것보다 무엇이 개인정보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전화번호, 주소, 학교나 직장, 자주 이용하는 장소, 계좌정보, 비밀번호와 인증번호처럼 상황에 따라 보호해야 하는 정보를 하나씩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부모에게는 말하지 마”라는 요구가 나오면 오히려 바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는 기준도 함께 가르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메시지처럼 연습해야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SNS 안전교육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규칙을 알고 있는 것과 실제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한 학생은 개인정보를 보내면 안 된다는 질문에는 정확하게 대답했지만, 가상의 메시지에서 “선물 보내주려고 하는데 인증번호 알려줘”라는 문장을 보내자 인증번호를 알려주었습니다. 선물을 준다는 친절한 표현이 위험 신호보다 먼저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설명을 반복하는 것보다 실제 메시지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판단해 보는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급한 일이 있는데 3만 원만 보내줘”, “휴대전화로 온 인증번호를 알려줘”, “우리 둘만 알고 부모님께는 말하지 마” 같은 문장을 보여주고 학생이 어떻게 행동할지 선택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복잡한 규칙을 많이 외우게 하기보다 ‘멈추기-보여주기-확인하기’처럼 짧은 행동 순서를 반복해서 사용하도록 지도하는 편입니다. 위험한 메시지를 받으면 바로 답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내용을 보여주며, 확인하기 전까지 돈이나 정보를 보내지 않는 것입니다. 실제 생활에서는 상대방이 계속 재촉하거나 화를 낼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은 결정하지 않을게요”, “먼저 확인해 볼게요”처럼 대화를 끊을 수 있는 표현도 함께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제보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관계가 먼저입니다

SNS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돈을 보냈거나 사진과 개인정보를 전달했다면 “왜 그런 사람 말을 믿었어?”라는 말이 먼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크게 혼내면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자녀가 문제를 숨길 가능성도 생각해야 합니다. 이미 위험한 요구를 받은 상황이라면 추가로 돈이나 정보를 보내지 않도록 하고,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 금전 피해나 개인정보 악용이 의심된다면 보호자가 함께 상황을 확인하고 금융기관이나 경찰 등 관계기관에 필요한 대응을 문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녀에게는 문제가 생겼을 때 숨기지 않고 이야기해도 된다는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학생들과 스마트폰 안전교육을 진행하면서 목표로 삼았던 것도 SNS 사용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위험한 메시지를 교사에게 보여주던 학생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 사람은 왜 돈을 달라고 하지?”라고 스스로 의심하고 대화를 멈추는 모습을 보였을 때 교육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가 모든 메시지를 검사하는 방식으로는 이런 판단력이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성인 발달장애인에게도 사생활과 자기결정의 영역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스마트폰을 제한하는 교육보다 돈이나 개인정보를 요구받았을 때 멈추고,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능력을 더 중요하게 다루려고 합니다. 디지털 자립은 스마트폰을 혼자 사용할 수 있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의 정보와 재산을 지키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활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안전한 온라인 생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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