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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달장애 학생을 지도하다 보면 같은 질문을 자주 듣게 됩니다. "도대체 왜 저런 행동을 하는 걸까요?", "몇 번을 이야기해도 왜 달라지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들은 문제행동을 학생의 성격이나 고집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특수교육 현장에서 오랜 시간 학생들을 관찰해 보면 행동은 결과일 뿐이며, 그 이전에는 반드시 원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학생이 큰 소리를 지르는 행동, 자리를 반복해서 이탈하는 행동, 갑자기 화를 내는 행동, 특정한 물건에 집착하는 행동도 대부분 이유 없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행동을 바꾸고 싶다면 먼저 행동을 멈추게 하는 방법보다 왜 그런 행동이 나타났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특수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했던 사례와 행동지원 과정을 바탕으로 문제행동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행동만 바꾸려고 하면 변화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처음 학생을 만나는 보호자들은 대부분 행동 자체를 가장 큰 문제로 이야기합니다. "화를 너무 많이 냅니다.", "말을 안 듣습니다.", "고집이 너무 셉니다.", "학교에서 계속 돌아다닙니다." 실제로 이러한 행동은 생활과 교육에 어려움을 만들기 때문에 충분히 걱정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행동만 보고 지도하기 시작하면 기대했던 만큼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에게 여러 번 주의를 주고, 반복해서 설명하고, 약속도 만들어 보지만 시간이 지나면 같은 행동이 다시 반복되는 모습을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20년 넘게 특수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가장 먼저 배우게 된 것은 행동보다 먼저 환경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언제 나타나는지, 누구와 있을 때 반복되는지, 무엇을 하기 직전에 발생하는지를 자세히 관찰하면 일정한 공통점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한 학생은 수업이 시작될 때마다 큰 소리를 지르며 교실 밖으로 뛰어나가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업을 하기 싫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동안 행동을 기록해 보니 학생은 쉬는 시간에는 매우 안정적이었고, 긴 문장을 읽어야 하는 활동이 시작될 때만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행동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에게 어려운 과제를 피하려는 신호였던 것입니다. 또 다른 학생은 친구와 자주 다투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관찰해 보니 먼저 시비를 거는 경우보다 자신의 순서를 빼앗겼다고 느끼거나 상대방의 말을 오해했을 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행동만 보면 공격적으로 보였지만 실제 원인은 의사소통의 어려움과 불안감에 가까웠습니다.

    행동에는 학생이 전하고 싶은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특수교육에서는 행동을 하나의 메시지로 이해합니다. 말을 잘하지 못하는 학생도 행동을 통해 자신의 어려움을 표현합니다. 과제가 어렵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쉬고 싶다는 표현일 수도 있으며, 관심을 받고 싶거나 불안한  마음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행동을 없애는 것보다 학생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먼저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학생의 행동을 기록하고 반복되는 상황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많은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언제 행동이 시작되는지, 행동 직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행동 이후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차분히 분석하면 같은 문제행동이라도 지도 방법은 전혀 달라집니다. 행동은 학생을 판단하기 위한 자료가 아니라 학생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정보가 되기 때문입니다.

    행동을 이해하면 교육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학생의 행동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하면 교사의 지도 방법도 자연스럽게 달라집니다. 예전에는 행동을 멈추게 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행동이 나타나지 않도록 환경을 먼저 바꾸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이러한 접근은 특수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입니다. 학생이 스스로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반복적으로 지적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긴 과제를 시작할 때마다 자리를 이탈하는 학생이라면 "앉아 있어."라는 말을 반복하는 것보다 과제를 짧게 나누어 제시하거나, 중간에 쉬는 시간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친구와 자주 다투는 학생이라면 갈등이 발생한 뒤 훈계하는 것보다 차례를 기다리는 방법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먼저 하는 것이 행동 변화에 더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행동지원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점은 학생을 바꾸기 전에 환경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교사의 말투, 활동 순서, 주변 소음, 과제의 난이도처럼 작은 환경 변화만으로도 학생의 행동이 눈에 띄게 안정되는 경우를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행동은 학생 혼자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특수교육에서는 문제행동이 나타난 직후보다 그 이전 상황을 더 중요하게 살펴봅니다. 무엇이 행동을 시작하게 했는지 이해해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행동을 분석하는 목적은 학생의 잘못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이 성공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수업 태도에 대하 교사가 관찰 기록을 하고 있는 모습

    문제행동은 교육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부모들은 문제행동이 사라져야 교육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특수교육 현장에서는 오히려 문제행동이 학생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동을 통해 학생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제행동이 나타났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혼내는 것이 아니라 관찰하는 것입니다. 언제 행동이 시작되었는지, 행동 직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행동 이후 학생은 무엇을 얻었는지를 차분히 기록하면 지도 방향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이러한 기록은 감정에 의존한 판단보다 훨씬 정확한 교육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부모와 교사가 같은 기준으로 학생을 관찰하고 정보를 함께 공유하면 교육 효과는 더욱 커집니다. 학교에서는 안정적인데 집에서만 행동이 나타난다면 가정환경을 함께 살펴볼 수 있고, 반대로 집에서는 괜찮지만 학교에서 반복된다면 학교생활 속 원인을 찾는 것이 가능합니다. 행동지원은 한 사람의 노력보다 부모와 교사가 같은 방향으로 협력할 때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특수교육에서 정서행동지원은 학생의 행동을 통제하는 교육이 아닙니다. 학생이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어려움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며, 사회 속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입니다. 행동의 원인을 이해하는 순간 학생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교육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학생의 행동은 결코 이유 없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 행동 속에는 학생이 말하지 못한 어려움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담겨 있습니다. 행동을 문제로만 바라보지 않고 이해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진정한 변화는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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