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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학생의 변화

by 장애인의 취업 2026. 5. 19.

발달장애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며 반복적으로 현실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경계선 지능이나 발달장애 특성을 가진 학생들 중에는 또래와 자신을 비교하며 현재 상황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은 발달장애 성인을 위한 교육기관인 OOO대학에서 만난 한 학생의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산만한 행동과 반복적인 현실 부정 뒤에 숨겨져 있던 심리적 어려움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작은 성공 경험 만들기, 실습 중심 수업, 감정 표현 활동, 또래 관계 경험 등을 통해 학생이 조금씩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던 과정을 실제 교육 현장 경험과 함께 정리하였습니다. 단순한 성공 사례보다 학생의 불안과 회피 행동이 왜 반복되었는지, 그리고 교육 현장에서 어떤 접근이 필요했는지를 현실적인 관점에서 담아 특수교사와 학부모가 참고할 수 있도록 작성하였습니다.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던 학생

OOO대학에서 학생들을 만나며 반복적으로 느끼는 점 중 하나는 학생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학생은 자신의 어려움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인정하지만, 어떤 학생은 현재 상황 자체를 부정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수형이(가명)는 후자에 가까운 학생이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갑자기 다른 이야기를 꺼내거나 큰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친구들과의 거리 조절도 어려워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이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산만한 학생이라고 생각하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다른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수형이는 자주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저는 일반 대학 갈 거예요.”

처음에는 단순한 목표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반복될수록 그 말은 현재의 자신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마음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특히 발달장애 학생들 중에는 또래와 자신을 비교하며 현실 자체를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현재를 인정하는 순간 스스로 실패한 사람처럼 느껴질까 봐 불안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형이 역시 현재 상황 안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일을 매우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성공 경험이 만든 변화

그래서 지도 방향을 조금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먼 미래의 목표를 이야기하기보다 지금 당장 해낼 수 있는 작은 경험부터 반복하는 방향으로 접근했습니다. “오늘은 지각하지 않기” “과제 하나 끝까지 하기” 처음에는 매우 작은 목표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이 반복되자 이전보다 활동 참여를 끝까지 유지하려는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결과보다 “직접 해봤다”는 경험 자체였습니다. 수형이는 늘 실패를 걱정하던 학생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높은 수준의 성공보다 작은 완료 경험 자체가 더 중요했습니다. 수업 역시 실습 중심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모형 화폐를 활용한 활동을 반복하며 직접 계산하고 물건 값을 확인하는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수형이는 앉아서 설명만 듣는 수업에서는 쉽게 집중력을 잃었습니다. 반면 직접 움직이고 경험하는 활동 안에서는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문제를 맞히는 것보다 “내가 직접 해봤다”는 경험이 반복되자 이전보다 먼저 참여하려는 모습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관계 안에서 달라지기 시작한 모습

수형이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이었습니다. 화가 나면 갑자기 큰 목소리를 내거나 엉뚱한 행동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연극 활동과 역할 표현 활동을 함께 진행했습니다. 특정 상황을 역할로 표현하면서 자신의 기분을 말로 설명하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직접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럴 때 기분이 안 좋아요.” “사람들이 저를 무시하는 것 같아요.” 짧은 말이었지만 매우 중요한 변화였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행동이 아니라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였기 때문입니다. 

 

또래 관계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운동 활동과 소그룹 활동을 함께 진행하면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자기 이야기만 하거나 분위기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구들 반응을 살피려는 모습이 조금씩 나타났고 함께 웃는 시간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운동 활동 안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편안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억지로 관계를 만들게 하기보다 함께 움직이는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 과정이 수형이에게는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한 번 더 해보려는 마음

수형이는 지금도 여전히 감정 기복이 있는 학생입니다. 집중력이 흔들리는 날도 있고 자신의 현재를 부정하는 말을 다시 꺼내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전과 분명히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이제는 현재 상황을 무조건 피하기보다 “한 번 해보겠다”는 말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어느 날 수형이가 조용히 이야기했습니다. “교수님, 이거 제가 한번 해볼게요.” 짧은 말이었지만 이전보다 현재의 자신을 조금은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오랜 시간 학생들을 만나며 느끼는 점은 성장의 핵심은 완벽함이 아니라 방향의 변화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현실을 부정하던 학생이 현재의 자신 안에서 작은 성공을 경험하기 시작하면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인 변화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이 스스로를 받아들이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교사도 부모도 쉽게 지치게 됩니다. 하지만 작은 경험 하나가 결국 학생 삶의 방향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도 학생 곁에서 기다리고 있는 교사들과 부모님들에게 이 이야기가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모형 화폐를 가지고 공부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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