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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저 나중에 꼭 취업해서 돈 벌 거예요."

교단에서 만난 이용재(가명) 학생은 평소에는 수업에 끝까지 참여하려는 책임감과 뛰어난 컴퓨터 활용 능력을 보여주면서도, 자신의 뜻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거나 원하는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면 벼락같이 큰 소리를 지르며 분노를 폭발시키곤 했습니다. 한여름에 겨울옷을 고집하거나 타인의 사소한 실수를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지적해 교실을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드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대다수의 어른들은 이처럼 거친 언행을 일삼는 청년을 마주하면 즉각적으로 '통제해야 할 문제아'라는 낙인을 찍고 윽박지르기 바쁩니다. 그러나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뼈저리게 배운 진실은 명확합니다. 아이들의 거친 문제행동 이면에는 세상을 향해 악의를 품은 공격성이 아니라, "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나도 어란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 잘 살고 싶어요"라고 외치는 서툰 절규가 숨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교사가 학생에게 지지해주는 모습

1. 엉뚱하고 거친 행동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서툰 방식이다

이용재 학생이나 컴퓨터 수업 중 임의로 프로그램을 바꾸며 자리를 이탈하던 이수영(가명) 학생 같은 이들을 관찰해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결코 수업 자체를 거부하거나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에서는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잠재력이 풍부합니다. 다만, 자신의 감정이나 내면의 욕구를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적절한 언어로 치환하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특수교육과 응용행동분석(ABA)에서 말하는 '행동의 기능(Function of Behavior)' 관점에서 볼 때, 이들의 돌발 행동은 다음과 같은 목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 자신의 불편함이나 불만을 즉각적으로 해소하고 타인의 이목을 끌기 위한 수단
  • 예상치 못한 변화나 좌절 상황을 감당하지 못해 터져 나오는 일종의 방어적 폭발

여기다 장애 수용의 어려움까지 겹쳐 "나는 일반 대학에 갈 것이다"라며 현실을 부정하는 발언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몽둥이나 매서운 훈계가 아니었습니다. 행동이 왜 일어나는지 그 기능을 읽어내고, 아이의 내면에 이미 자리 잡은 욕구와 현실을 연결해 주는 새로운 지렛대가 필요했습니다.

2. 훈육의 패러다임을 통째로 뒤흔든 '취업이라는 단 하나의 거대한 동기'

용재와 수영 학생의 행동 양상을 근본적으로 뒤바꾼 결정적 열쇠는 바로 이들이 입버릇처럼 내뱉던 '취업에 대한 열망'이었습니다. 교사는 이 간절한 꿈을 변화의 유일한 지렛대로 삼기로 결심했습니다. 외부에서 강제하는 벌이나 통제는 그 순간의 행동을 억눌릴 수는 있어도 결코 내면의 자발적 변화를 끌어내지 못합니다. 대신 아이들의 꿈과 현재의 행동을 정면으로 연결하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 "용재야, 그렇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면, 나중에 회사 동료들이 너랑 같이 일하고 싶어 할까?"
  • "이수영 학생, 직장에 출근해서 사장님 앞에서 이런 태도를 보이면 어떻게 평가받을까요?"

처음에는 뚱한 표정으로 외면하던 아이들이었지만, 질문이 반복되자 깊은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취업에 성공한 졸업생 선배가 정장을 입고 찾아와 회사 생활을 자랑하던 날, 아이들의 두 눈은 맹렬히 빛났습니다. 취업이 막연한 상상이 아닌 '내일의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습니다.

3.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한 아이들: 기적 같은 3초의 멈춤

선배의 방문 이후 수업과 일상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자신이 일하고 싶은 회사를 직접 검색해 보고, 그곳의 직원이 되기 위해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하는지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적어 내려갔습니다. 노인케어학과 등으로 전공을 선택하고 졸업 후 요양원 등 실제 현장으로 진출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불같이 화를 내며 교실을 뛰쳐나갔을 곤란한 상황에서도, 숨을 한번 크게 고르며 입술을 깨물고 멈춰 서는 '3초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교수님... 이러면 회사에서 잘릴 것 같아요."

자신의 감정에 휩쓸려 폭주하던 아이가 스스로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고 브레이크를 밟는 이 찰나의 순간은 특수교육 현장이 줄 수 있는 가장 감격스러운 기적이었습니다. 노인요양원과 사내카페 등 각자의 자리에서 당당한 직장인으로 묵묵히 몫을 해내고 있는 이들의 현재 모습은, 문제행동을 억압하는 통제가 아니라 '진짜 꿈과 연결해 주는 교육'이 얼마나 강력한 위력을 지니는지 증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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