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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고 싶다는 말이 행동을 바꾸기 시작하다

by 장애인의 취업 2026. 5. 20.

발달장애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반복적인 문제행동보다 그 행동이 왜 나타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자주 느끼게 됩니다. 단순히 통제하거나 지적하는 방식만으로는 행동 변화가 오래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은 발달장애 성인 교육기관에서 만난 한 학생의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충동적인 행동과 대인관계 문제 뒤에 숨겨진 욕구와 동기를 어떻게 교육적으로 연결했는지를 기록한 내용입니다. 특히 취업에 대한 강한 욕구를 중심으로 행동 변화를 유도했던 과정과, 반복적인 생활지도 및 교과 활동 안에서 학생이 조금씩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기 시작했던 경험을 함께 정리하였습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적용했던 행동중재 접근, 목표 중심 지도, 반복적 피드백 과정을 중심으로 특수교사와 학부모가 현실적으로 참고할 수 있도록 작성하였습니다.

문제행동처럼 보였던 행동의 의미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처음에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을 만나게 됩니다. 단순히 문제라고 보기에는 반복되는 이유가 있고, 그렇다고 그대로 두기에는 주변 학생들과의 관계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용재(가명)는 그런 학생 중 한 명이었습니다.

 

수업 참여 의지는 분명했고 과제를 끝까지 해내려는 책임감도 있었습니다. 컴퓨터 활용 능력도 좋은 편이었고 운동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교실 안에서는 늘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자리를 고집하며 다른 학생을 밀치거나 원하는 상황이 되지 않으면 큰 소리를 내는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복장을 하고 오는 경우도 있었고, 타인의 행동을 지나치게 직설적으로 지적하며 갈등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특히 좋아하는 친구를 계속 따라다니거나 행동을 모방하는 모습도 자주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친구에게는 강하게 행동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문제행동이 많은 학생이라고 생각하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 행동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이용재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 방식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는 이런 행동을 단순히 통제 대상으로만 접근할 경우 오히려 갈등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행동 자체보다 왜 그런 행동이 반복되는지를 이해하는 과정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취업이라는 목표가 행동 변화를 만들기

이용재를 지도하면서 가장 분명하게 보였던 부분은 취업에 대한 강한 욕구였습니다. “저는 나중에 회사 다닐 거예요.” “돈 벌고 싶어요.” 이 말은 반복해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문제행동 자체를 직접 통제하기보다 취업이라는 목표를 중심으로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업 중에도 생활지도 중에도 같은 질문을 반복했습니다.

“이 행동은 회사에서 어떻게 보일까?” “지금 모습으로 출근하면 괜찮을까?”

 

단순히 혼내거나 지적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실과 연결된 기준을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은 스스로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건 안 될 것 같아요.” 짧은 말이었지만 이전과는 분명 다른 반응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자신의 행동 자체를 돌아보지 못했다면, 이제는 행동 결과를 생각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취업한 선배들의 사례를 보여준 이후 변화가 더 커졌습니다. 학교에 방문한 졸업생 이야기를 들은 날, 이용재는 평소보다 훨씬 집중해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날 이후 취업은 막연한 꿈이 아니라 실제로 가능한 목표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수업에서는 자신이 일하고 싶은 직장을 직접 찾아보게 했고, 그곳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태도와 행동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이 회사에서 일하려면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이 질문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는 과정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반복적인 생활지도가 실제 행동으로 변화

변화는 한 번의 설명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교과 시간 안에서 같은 기준을 반복적으로 적용했습니다. 수업은 단순한 학습 시간이 아니라 직장생활을 연습하는 과정으로 연결하려고 했습니다. 복장부터 다시 점검했습니다. 상황에 맞지 않는 옷차림에 대해서는 단순히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직장 상황과 연결해서 설명했습니다. “회사에 이렇게 입고 가면 어떤 이야기를 들을까?” 행동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큰 소리로 말하는 것, 충동적으로 반응하는 것, 타인을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들이 실제 직장에서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반복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에는 같은 설명을 계속 반복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반응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적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이전과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바로 화를 내거나 상황이 커지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후에는 잠깐 멈추고 듣는 시간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3학년이 되었을 때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도 조금씩 나타났습니다. 물론 모든 행동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감정 조절이 어려운 날도 있었고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는 상황도 반복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전과 분명히 달라진 점은 행동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 생겼다는 점이었습니다. 특수교육에서 행동중재는 단순히 문제행동을 없애는 과정이 아니라 학생이 행동의 결과를 이해하고 다른 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이용재 역시 취업이라는 목표 안에서 행동의 기준을 조금씩 다시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학생 안에 있던 동기가 변화의 시작

이용재의 문제행동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어려운 순간은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이제는 행동하기 전에 잠깐이라도 생각하려는 시간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이건 안 될 것 같아요.” 이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순간, 이용재의 기준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오랜 시간 학생들을 만나며 느끼는 점은 행동 변화는 외부 통제보다 학생 안에 있는 동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용재의 경우에는 “취업하고 싶다”는 목표가 가장 큰 시작점이었습니다. 교사는 그 목표를 반복해서 연결하고 설명하고 현실 속 경험으로 이어주는 역할을 했을 뿐입니다.

 

특히 발달장애 학생들에게는 단순한 지시보다 “왜 필요한지”를 현실과 연결해서 이해시키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도 학생들의 행동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교사들과 부모님들에게 이 이야기가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문제행동은 없애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학생이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변화의 시작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 학생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동기일 수 있습니다.

교사가 학생에게 지지해주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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